'미키 사토시'에 해당되는 글 1건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2007/09/29 20:19

"역사란 인간이 자아내는 길 같은것..당신이 어떠한 길을 자아내든 상관없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신만이 만들수있는 최고의 길이 새겨져 있을테니 ...." - 하인리히 슐리만 (역사학자)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사실 리뷰를 적는다는 것이 좀 무의미할 정도로 받아들이기 쉽고 즐거운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제는 '행복'이고, 그것은 자기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상적으로 평범하게 사는것'이 사실은 의외로 상당히 어렵다는 얘기는 알고보면 모두가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우에노 쥬리의 '스즈메'와 아오이 유우의 '쿠쟈쿠'의 대비는, 일견 평범해보이는 생활과 눈에 튀는 다이나믹한 생활을 비교해서 보여줍니다. 거북이가 의외로 빨리 헤엄치는 것처럼, 일상적인 생활도 의외로 즐겁고 특별한 것입니다.
한가지 느껴진 점이 있다면 이 영화가 굉장히 일본적이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간섭을 하지 않아서 '나'와 '타인/세상'에 거리감이 느껴지는 일본에서는 그것이 왠지 이질적이고 적막하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렇게 엉뚱하고 유쾌한 상상으로 그 간극을 풍성히 채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이 영화의 감각을 이해하는 것 역시도 일본문화에 친숙한 사람들일 것이고, 즐기는 방법도 서양의 목적위주가 아니라 동양의 소위 '빠져서 즐기는' 스타일로 즐겨야 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삼 놀란 것이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의 지배력이었습니다. 사실 쿠쟈쿠는 굉장히 튀기는 하지만 출연빈도도 높지 않고, 일반적으로 그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아오이 유우는 그다지 맞지 않는데, 이 영화는 - '배우들이 진지하게 연기하고 있는걸까' 의문스럽기까지 한 - 특유의 유쾌발랄한 분위기에 힘입어서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를 창출했습니다. (험담이 아니라, 워낙 상상력이 풍부하고 만화적인 작품이라서, 배우들도 장난하듯 즐겁게 연기하는것처럼 보입니다) 아오이 유우는 굉장히 다양하고 다이나믹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데 ([철콘 근크리트]에서 남자냐 여자냐 논란이 분분한(?) 시로의 성우까지 했더군요;) 정말 동물적인 듯한 기민한 캐릭터 분석력과 용해력을 보여주고, 비단 어떤 장면이 아닌 영화 전체를 안정감 있게 장악하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러면서도 자기 매력을 항상 십분 발휘하고, 사람들이 새삼스럽게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배두나, 류승범같은 스타일의 배우들이 같은 과(科) 아닌가 싶긴 한데 정말 대단한 수준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얼마나 흡입력이 강한지... 반 농담조로 과장을 좀 하자면, 이 영화의 의의는 아오이 유우의 연기, 그 중에서도 꼽자면 쿠쟈쿠의 학생시절 단속받고 벌받는 모습에 있다고 할 정도로 압도적인 매력을 자랑합니다. 우에노 쥬리같은 경우는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은 있으나 약간 답답한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네요.
감독이 버라이어티쇼쪽 출신이라는 데에 '아하 역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잡스러운'(...) 지식이나 기발함, 적당히 가벼운 유쾌함, 엉뚱함... 산뜻합니다. [거북이는...]이 그런 와중에 훌륭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런 난발하는(?) 기발함 속에서도 공통분모를 찾아내서, 하나의 큰 스토리로 담아낸다는 점입니다.
잠에서 반쯤 깬 상태로 이불 속에서 빈둥거리기 좋아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등급: A
p.s. 초록색이 지배적이지요.
p.s. '거북이'는 영화의 주제, 현실을 상징한다는 의미 이외의 어떤 별도의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뭔가 그 사용이 살짝 미심쩍기도 한데...;
Trackback Address :: http://novaj5.net/tt/trackback/5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