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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3-Iron) :: 2006/11/19 00:51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빈집은... 심드렁했습니다. 아니 왜 이 영화가 그리 찬사를 받고 상들을 받았는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제가 보기에 김기덕 필모그래피 중 가장 성공적인 것이 봄 여름...과 사마리아인데, 혹 빈집이 바로 다음에 나온 영화라 평론측에서 '그래 우린 알아볼 수 있어'라는 심지에서 호응이 나왔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코멘터리나 평론 등을 보며 확인했지만, 제가 영화를 이해를 못한 것은 아닙니다 - 김기덕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저와 굉장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고 (세대차와 폭력성 등을 뺀다면), 또 그래서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저돌적이고 선 굵은, 솔직함. '날것'의 느낌 - 그런 것들이 좋습니다.
단지 '취향이 아니었다', '내 관심 밖의 주제였다'라고 해야 할까요. 너무 기대했다던가...
그리고 김기덕 감독은 '이 영화는 선화(이승연)의 판타지다' 라고 하는데, 이 점은 저는 부정해야만 하겠습니다. 이승연의 같은 발언을 커버해주기 위한 것일까 생각이 들 정도로 의문이고... 마지막 씬에서는 분명 그런 느낌도 강하게 나오고, 도중에 계속 '상상인가?'하는 생각도 했지만... 모든 것이 현실과의 타협/도피를 하기 위한 상상이었다고 해도 영화 자체를 보면 '재희가 없어도 이야기는 똑같이 돌아가거든요'라는 김기덕의 말은 전혀 타당성이 없어보입니다. 김기덕 감독 본인도 그 점을 모르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겠죠'라고 하는 것을 보면.
영화 자체가 판타지영화에 가깝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뭐 제가 애니메이션에 친숙한 사람이라 현실 / 비현실 경계의 붕괴나 혼합을 받아들이는 데에 익숙해져있어서 선화의 판타지라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수도 있겠지요. 영화 전체가 하나의 상상이라는 시각으로 봐야 할 듯... 다만 현실과 상상이 혼합되어있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는데, 그렇게 보기에는 걸리는 점이 있다는 거죠.
하여튼 결론을 말하자면... 그렇다고 쓰레기 영화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뭔가 콱하고 찌르는 '임팩트'가 없었던 영화같습니다.
ps1. 그리고 이승연의 연기, 정말 훌륭하더군요.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거겠지만...-_-; (다만, 그래서 극중인물보다 '이승연'이 너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간수의 대사는 너무 부자연스럽지 않았나 하네요. 감독이 무리하게 자기 생각을 투영하려 한 듯...
ps2. 대사의 절제라는 테크닉의 극한 활용은 확실히 멋집니다. 영화가 워낙 잘 흘러가서 그런지, 너무 자연스러워서 별 테가 안나는 점이 문제 아닌 문제라면 모를까. '침묵'을 넘어선 감독/영화와 관객과의사소통, 대화라는 것도 좋긴 했지만... 역시 전 테크닉 측면에는 그다지 감흥이 없는 것 같아요 -_-;
ps3. 음악이 부족해서 감흥이 없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봄여름...과 사마리아는 정말 음악이 좋았는데. 빈집에서 음악이 특별히 '나쁘다'라고는 볼 수 없고, 그 알제리 노래도 좋았습니다 (이 노래 하나로 다른 공간으로의 이동이 뚜렷해지죠). 다만 전체적으로 그 두 작품만큼의 훌륭함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등급: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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