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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일. :: 2007/08/09 17:07
일요일.
일요일에는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8시 반 버스를 타려고 부리나케 뛰었더니 8:27에 도착! @_@
쾌재를 부르며 티켓창구에 가니 "매진되었습니다. 9시차 타세요." ....;;
우선 티켓을 끊어서 급한대로 나가봤더니 차가 있길래 기사님께 질문!
"저기, 자리 혹시 남으면 얻어타고 갈 수 있을까요?! *ㅅ*"
손을 저으시는 기사님. 컥.... -ㅁ-;;
우선 터미널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갔는데..
잰 걸음 속에 둘러보며 생각해봐도 답은 하나 뿐!
다시 곧 승강장으로~!
"아저씨 정말 저 어떻게 좀 안될까요?! *ㅅ*"
아저씨가 그럼 잠깐 기다려보랍니다. 자리 남는거 있으면 태워주겠다고...!
잠깐 올라타서 확인해보니 가득 찼는데... 딱 한자리 남더군요.
"오옷! 아저씨 한자리 남았네요~"
하니까 끝까지 우선 기다려보라더군요.
결국 끝까지 기다려도 손님은 안와서 탑승 성공!! >ㅅ<)b
그런데 다 도착해서 터미널 이전에 한번 멈췄는데,
사람들 우루루 내리길래 앞자리로 따라가봤는데, 아닌가싶어서 안내렸더니 집 근처였던 거예요!
"저기... 아저씨, 저 여기 근처 아무데서나 내려주시면 안될까요...;;"
아저씨가 잠시 생각하시더니, 안된다고 손을 저으시면서 툴툴거리십니다 ㅜ.ㅠ
"아니 내릴거면 아까 내리지 왜 안내려놓고 지금 와서... 안돼요! 쯧, 내리다 치기라도 하면 다 책임져야되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여기 온지가 얼마 안돼서...ㅡ.ㅜ;;"
우선은 그러고 문앞자리에 계속 앉아있었는데... 별 말씀이 없으시더군요.
밤 11시 즈음이라 차들도 없는데... 가는 길에 잠깐 옆으로 붙어서 내려주셔도 될텐데... ㅜ.ㅠ
약간 복잡 답답한 심정으로 가고 있었는데 터미널 다 도착해서 아저씨가 갑자기...
"여기서 기다려요, 내가 아까 거거 가면서 내려줄테니까."
우와아앗~~~!! ㅇ(>ㅅ<)ㅇ
서울을 다시 올라가시는가 했더니 집이 여기시더군요.
그래서 버스가 아니고 아저씨 자가용을 타고 왔습니다. 집앞까지 태워주셨어요!
말씀은 약간 거칠게 하셔도 따듯하신 분이시더군요.
그 시간에 터미널 앞 골목에 여자분이 혼자 우두커니 서 계셨는데, 처음에는 그걸 보고
"아니 여자가 이시간에 왜 저런데 혼자 서있고 x랄이여~?" 그러시더니...
또 좀 있다가는 "언놈의 사내새x가 또 가슴 꽤나 썩여서 혼자 나와있나보구만... 저러고 있음 위험한데" 하시고,
또 가실때는 "참 저런 사람들도 알고보면 불쌍하단 말여. 남자 잘 만나야 돼. 남자도 여자 잘 만나야 되고..."
그리고 아는 기사분이 승객분 그냥 내려주다가 승객이 치어서, 바로 모가지 잘렸다고 하시더군요(...)
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 고속버스 운전에 대해서 좀 여쭤봤는데 하루에 3~4번, 주말엔 4~5번 다니신답니다.
사실 굉장한 중노동이죠. 그런데 비해 월급은 적은 편이지만 (특히 경력이 어느정도 쌓이기 전에는)
학비보조같은 시스템이 있어서 나름대로 충당이 되는 듯 들렸는데,
배가 나오고, 쳐지고... 또 특히 방광에 문제가 많이들 오신다는데
그런 건강쪽으로는 별 보조가 안되나 보더군요. 약간 안타까웠습니다.
세금을 통합해서 걷으면서 당신들 세금값이 확 올랐다고 씁쓸해도 하시고...
하여튼 고마웠습니다. 터미널에서 동료 기사분이 "아니 저 손님은 왜 안내리고 있대?" 하니까
"에이 몰라! 택시비 줘야되게 생겼어~!" 라면서 내려가시는 아저씨를 보면서
요런게 한국적인 거겠지...하고 많이 생각되더군요.
"앗 택시비는 뭘요~!"라면서 막 웃으니까, 내려가는 아저씨 옆얼굴에도 씩 웃으시는 미소가 비칩니다.
월,화,수요일
부안(변산)쪽 지역으로 학교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아버님께서 예전에 별장같은 집을 사서 이사하실 생각이 있으셨던 곳이었는데,
당시 흐지부지 되었었죠.
그 당시에는 차 속에서 자면서 다니느라(...) 잘 몰랐는데 정말 끝내주더군요.
빗속에 별다른 건물은 없는데 끝없이 울창한 녹빛 식물들,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게 둘러쌓인 산들,
산들 사이사이와 윗부분에 넘실대는 구름... 감탄했습니다.
도착해보니 앞에는 바다 뒤에는 산... 너무너무 좋았어요.
캠프 안에서는 구분상 외국분들과 계속 있었는데,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한국에 있는것 같지도 않고, 외국에 있는것 같지도 않은...
붕 떠있는거랑은 좀 다르지만, 환상적인 주변 풍취와 맞물려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십년이나 개발이 안되고 그대로라고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전 그래서 너무 좋았습니다. 천국같은 느낌이고... 계속 개발 안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새만금이...;)
바다로 나가보니 수시로 변하는 구름들과 햇살, 멀리 보이는 통통배 하나,
심심치 않게 떠있는 작은 섬들과, 그 위에 비틀어진 소나무들...
옛 풍경화의 느낌이 그대로 다가왔습니다. '아, 요런거였구나...!' 하고.
밤에는 외국분들과 꽤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었는데,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분들이 한국에 와서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며 무엇에 공감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한국 내에서 그런 다양한 시점들을 접한다는 것이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동네 구멍가게 앞, 우거진 은행나무 아래에서 (그야말로 한국적으로!)
접이식 식탁과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밤바람을 즐기며 아저씨들과 수다를 떠는 느낌이라니 참...! ^^;
몇몇 사람들에겐 이메일 주소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왔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양 무릎 아래로 모기 물린 흔적이, 다 합치면 80군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남은건 그런 것들 정도지만, 참 좋았습니다.
계약이 끝날때까지는 애니메이션작업은 잊고 그냥 이 일이나 즐길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곳에서는 또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참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