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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카페 - 음악을 보다 :: 2008/11/13 20:56

누군가의 말마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카페]는 '영화는 별 두개, 음악은 별 다섯'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합니다만... 이 작품은 영화라기보다는 '음악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해야 합니다. 음악은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절감했습니다. 딱히 다큐멘터리란 틀에 얽매이지도 않고, 영화라는 틀을 벗어났다고 해야 하나...
물론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콘서트 시퀀스 도중에 호라시오 살간이나 흑인 여가수분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나, 예를 들어서 작중 내내 반복해서 흘렀던 곡 - 원곡명은 모르겠는데 [물랑 루즈]에서 'Roxanne'으로 나왔던 곡입니다 - 을 나중에 콘서트 도중에 빵 터뜨려준다던가 하였으면 더 드라마틱한 구성을 이루었겠지만...
하지만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카페]는 지금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할 듯 합니다. 어느 지엽적인 부분에 매달려서 드라마를 창출해내기에는 이미 등장인물이나 곡 수가 무수히 많고, 어떤 전체적인 조망과 탱고 그 자체, 탱고가 흐르는 '지금'에 대한 초점을 견지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탱고 가사를 알 수 있어서 좋더군요. 한글로 옮기다보면 아무래도 느낌이 조금 덜하지만.) 하여간 보는 내내 홀린 채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음악을 사랑하는 유령이 된 느낌이랄까요?^^
탱고는 참 한국정서와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열정적이면서도 애틋한 향수, 그리움이 사무쳐있기 때문인데... 같이 본 친구의 말처럼 탱고의 유래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인 듯 합니다. 집시음악 같기도 하고, 식민시대 다문화의 혼합물인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 '노인의 근육'에 대한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의 몸은 늙어갈수록 가능성이 줄어들고 나중에는 극소수의 기능만이, 즉 평생을 걸쳐서 거듭된 훈련의 산물만이 남아있게 됩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서 얻는 근육보다, 그런 노인의 근육이야말로 진정한 힘과 무게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약간 의외인 부분의 장면이 참 인상깊었는데, 저녁의 작은 야외 무대에서 몇 쌍의 커플들이 탱고를 추는 장면에서 탱크탑(?)을 입고 할아버지와 짝을 맞추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있습니다. 그 커플을 클로즈업으로 흩으며 돌아 지나가는데, 순간이지만 숨막히는 느낌이 강렬하게 다가오더군요. 순간이 영원이라는, 숨막히는 느낌을 작품을 보면서 종종 느끼는데, 이때도 정말 그랬습니다.
- 보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기회가 넘쳐나는데 참 다들 주목을 못받는다는 겁니다. 한국 최고의 아티스트라고 하면서 공연을 해도 해외에서 호평을 받거나 여론몰이를 해서 집중받지 못하면 누구하나 보러 와주지도 않고, 한국 고유의 것에 대한 관심도 희박하며, 한국의 노인들의 겪어간 세월이 절대 다른 나라의 누구들에 비해 덜 격정적이지도 아닐텐데... 참 안타깝습니다.
- 아르헨티나 가서 막 살고 싶더군요.
평점: 그 격정! 그 숨막히는 찰나의 순간!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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