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2008/10/27 10:48

불온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었습니다.

사실 근본적으로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한 반론이기 때문에, 책은 다양한 각도와 차원에서 조목조목 신자유주의의 불합리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하다라는 생각은 들지만 개인적으로 읽기에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 본인이 정치/경제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그런 점도 상당히 크리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주제들은 흥미로웠습니다. 번역은 매끄로웠지만 아무래도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바꾸다보니 읽기 복잡한 문장들도 간간히 눈에 띄입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경제'를 보고 있자면 아주 신물이 납니다. 그저 돈, 돈, 돈... 끝이 없는 탐욕.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이고 편견 수준의 생각이지만 사실 저는 경제...라기보단 현재의 경제학이란 것을 상당히 싫어합니다. 뚜렷한 비전 없는 고3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적당한 과목도 경제이고 (모든 경제학도들이 그렇단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 경제발전기에 나라를 부흥시킨 경제주역들은 경제학 출신도 아니며, 각종 전문용어들은 돈장난을 위한 말장난을 위한 것들이 참 많아보입니다. 실제의 경제가 아닌 경제'학'이라는 것은 마치 판을 복잡하게 꼬아놓고 거기서 말빨로 자기 이득을 취해내는 시스템처럼 보입니다. 사람속이기 게임같다는 거지요. 그리고 그것이 불러온 결과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국제적 위기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학문 자체에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학문을 응용하는 사람이 문제겠지요. 책에서 이야기하는 경제란 그 바탕에 필연적으로 사리사욕이 깔려있는 것 같은 느낌인데, 바로 그 지점에서 장하준 교수의 지향점이 돋보입니다: '경제'와 '인간다움(휴머니티)'의 만남!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비유하자면 미성숙한 탐욕을 어를 수 있도록, 무장해체시키기 위한 책 같아 보입니다.

금서가 된 이유
이 책에서 장하준 교수가 우려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자신이 실제 이득을 얻기 위해 신자유주의를 설파하는 부류이며, 또 하나는 그것이 정말로 '옳다고' 믿고서 설파하는 부류입니다. 현재 정부를 부자나라인 신자유주의자라고 보고 개발도상국을 국민이라고 본다면 이야기가 빠를 듯 싶습니다. 문제는, 신자유주의자들은 정부의 힘을 축소시키기 위해서 작은 정부를 외치고, 정부는 이런 경제적인 '탐욕의 작용'에 대해 완화, 보충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현재 한국의 상황은 -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맥락에서 보자면 - 신자유주의자들에게 대항하는 정부가 축소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정부 자체가 신자유주의자들에 의해 전복된 상태라는 것이지요. 게다가 문제는 다수의 국민들이 - 심지어는 식자층에서도 - 신자유주의가 옳은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이 책은 좀 더 원론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불온도서로 지정한 것은 오히려 제발 저려서 홍보를 해준 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히려 국방부에서 고도의 안티질을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앗, 그렇다고 나중에 군사 쿠데타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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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7 10:48 2008/10/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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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ionick | 2008/10/27 12: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고도의 지능적 안티다에 한표?!(국방부 금서 목록을 보면 참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

  • 용관 | 2008/10/27 14: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문학자체에 나쁜점을 찾는다면 추리소설등은 죄 불온도서가 되야겠지요.
    (하여튼 불온도서(?) 고르는 기준이 신기합니다 아주! 많이...)

    그런데 '나쁜...' 처음에는 사회체제에 대한 반론에 관한건 줄 알았는데
    경제학에 대한 내용이라 놀란적이 있지요.
    ps ...따지고보면 경제학도 사회체제에 큰 범위로 속하기는 하겠지만서도;;

    • 노바 | 2008/10/28 17:38 | PERMALINK | EDIT/DEL

      정치와 경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하니까요.

  • 비밀방문자 | 2008/11/21 14: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노바 | 2008/11/21 18:03 | PERMALINK | EDIT/DEL

      답장메일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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