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노! :: 2007/12/2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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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노!]란 이름을 처음 접한 곳은 하사호에서였습니다. 평이 좋아보이고 느낌이 독특한 듯 하길래 잠깐 알아봤는데, 그림체가 개인적으로 보고싶어하던 그림체더군요. 오프닝을 보고서는 재밌겠다 싶어서,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을 후딱 끝내고 부랴부랴 감상에 들어갔습니다.

간단정리 들어갑니다. 존칭생략.

- '만화적'이라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오랜기간 그 느낌을 받지못한 듯 했는데 (기술발전 덕인지 요즘 만화들은 아주 허황되거나 아주 현실적이거나, 양극단으로 치닫는 것 같았달까) 그런 점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해 줬다. 영생. 먼치킨. 극단적이지만 다양하고 매력있는 캐릭터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폭력'... 이 폭력과 잔혹함이라는 것은 자극이 계속 필요한 현대사회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도 남는 표출수단이라고 보인다. 잔학의 정반대편에 서 있는(하지만 그래서 통하는!) 영생이라는 테마와 현실적인 배경이 가져오는 무거움을, 살짝 어딘가 빗나간듯한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담아서 그 무게감을 덜고, 다양한 분할구성으로 보여준 점은 정말 재미있다. Baccano의 뜻이 '대소동'이라고 하던데, 정말 쾌활한 난리법석판으로 전체를 잘 담아내었다. 그러면서도 그 전체적인 '사건'과 흐름을 잘 담아내었다는 것이 또 대단하다. 같은 상황이라도 시점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서, 정신없는 연출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풍성하고 총체적으로 상황과 사건을 담아냈다. 그런 '다양한 시점'을 고루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이야기 자체도 단순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액션, 갱스터, 판타지, 스릴러/호러, 드라마, 역사물 등 상당히 다양한 방면의 접근을 한다. 당연하지만 설정준비도 굉장히 잘 된 작품이다. 캐릭터들이 극단적인 것은 그만큼 캐릭터파악을 확실하고 쉽게 해주기 때문에, 구성상 필요요소이기도 하지만 이것때문에 만화다움이 살기도 해서 싫지 않았다.

치명적인 단점은 초반의 몰입도 부족. 관객이 몰입을 시작하는 것은 무언가를 캐치하면서부터인데, 특유의 구성과 방식, 캐릭터 수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서 처음 판 벌리기를 준비하는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하지만 그것들이 점진적으로 쌓여가면서, 보다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확! 낚아채여서 푹 빠져버린 자신을 보게 된다.

그림체만으로도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에니스와 샤네같은 캐릭터들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브 제노아드 역의 이노우에 마리나의 목소리도 굉장히 돋보였다. 과연 2000:1...-ㅁ- 보면 알겠지만 캐스팅도 엄청나게 호화롭다. 워낙에 '모두가 주인공일 수 있다'라는 컨셉이라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중간 중간에 본편 내용과는 관계없는 장면들을 조금씩 집어넣어서, 이후의 연장제작도 자연스럽게 옵션을 열어놓았으니 후속편을 기대해본다.

etc.
강하게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하나 있는데, 킹왕짱 레일 트레이서(비노)의 한마디:
"기억해 둬. 동정심같은 무른 감정은, 강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야. 그리고 난... 강자지."
가장 인상적이었던 캐릭터 역시, 영생의 약에서 벗어나있지만 스스로의 고집으로 신이 된 킹왕짱 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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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8 22:09 2007/12/2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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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카노! Baccano!

    Tracked from lunamoth 4th | 2007/12/31 01:37 | DEL

    동경 대부 Tokyo Godfathers 가 도쿄를 무대로 펼쳐지는 갱스터 들의 얘기가 아니듯이, 바카노! Baccano! 에서도 애당초 그런 기대는 잠시 접어두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비록 카모라, 마피아, 금주법,..

  • 울트라김군 | 2007/12/28 23: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소설책도 무척 재미있으니 꼭 보세요~개인적으로 1권 구입하고 읽자마자 달려가서 2권 구입한 소설은
    이거밖에 없을듯..2권 다 읽고도 3권 사러 뛰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됬죠[...]

    샤니&비노 부부는 정말 좋더군요 흐흐.

    • 노바 | 2007/12/29 15:43 | PERMALINK | EDIT/DEL

      애니메이션을 보고서 그런 충동이 확! 들긴 했는데...;
      너무 빠져버릴까봐 무섭기도 하고, 지금은 어찌어찌 자제중입니다.

  • 뉴 제타 | 2007/12/29 06: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금까지 저거 '바보의 ㅇㅇㅇ' 같은 옴니버스 시리즈물인줄 알았는데, 저, 저거!

    • 노바 | 2007/12/29 15:41 | PERMALINK | EDIT/DEL

      영어 제목도 봤어야지...ㅡ.ㅡ

  • 아절트가리안 | 2007/12/30 01: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리나라 드라마에도 비슷한 대사가 있었죠.
    "......용서를 하는 것도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야....."

    그건 그렇고 애니메이션이란 정말 전술적인 잔재주가 중요한 분야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실제 인간을 데리고 하는 실사영화하고는 달리 인공적으로 다 만들어 줘야 하다보니..
    사소한 " 실질적인 연출 " 도 애니의 질을 콱 높여 버리죠. 그림이 사실적이냐가 아니라....
    현실감있는 표정연기나 대사 같은 것 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진심"에 가까운 거라 보는데...

    그런 것이 사실 극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나면서 대체 연출이니 기획이니 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냥 손가는 대로 캐릭터의 자기생명력에 맡기고 나아가야 현실감있는
    진행이 되는 게 사실이긴 하니까요. 사실 학교 다니던 시절에......
    두가지 방식중에 어떤 것이 맞는 건지 무지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그냥 동인지 만화를 가지고 한 실험인데..

    한가지는 제작방식을 위주로 해서 하는 건데...... 화면빨을 위주로 하는 장면과 스토리 진행을 위주로 하는
    장면..... (애니라면 정태적인 장면과 동태적인 장면...하는 식으로...) 모아서 따로 스케쥴잡아 만들기..
    이게 좀 더 나아가면 3d기반으로 만든 화면, 2d기반으로 만든 화면......
    더 나아가면..... 3d스캐너를 쓰는 장면,걍 사진을 리터치하는 장면....이런 식으로까지 분류되어 버리죠.

    또 한가지는 스토리라인을 따라 진행하는 방식인데....
    말 그대로 시퀀스의 순서를 따라서 제작하는 방식이죠. 캐릭터의 마음이 변하는 수순을 따라서....
    일단 실험 결과....... 제작방식을 위주로 해야 관리도 되고 퀄리티의 균형이 잘 맞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확실히 제작방식별 스케쥴관리가 뽀대가 나고 (!!!) 슬럼프에 빠지지도 않고,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모든 면에서 좋긴 한데....웬지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긴 해요.
    하지만 그 한가지 단점을 제외하고는 결국 제작방식별 스케쥴이 낫기 때문에 전자로 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혼자서 만드는 방식에서는 이렇게 해야 통제가 제대로 되더라구요. 동인지 그릴때조차도 ....
    화면빨그림만 따로 모아서 그리고.... 대사위주의 연출은 따로 모으고....해야 관리가 잘 되었죠.

    결국 이 이야기는 TV판을 생각해 볼 때 보통의 제작방식과는 좀 다르단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방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전편이 싹 다 만들어져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마치 드라마처럼 만들다가 시청자의 반응,방송국사정,스폰서입김등으로 스토리도 중간에 바뀌고...
    하는 게 아니라, 제작초기에 이미 최종회 클라이맥스부터 만들고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드라마제작사들이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방식이겠지만, 사실 제작비가 넘 비싸서 엄두도 못내는 거죠.
    만약 여건이 이보다 더 좋아서 마음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문제는 또 만만치 않아요.
    "마음대로"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기력이 다하면서 권투선수처럼 링에 걍 쓰러져 버리게 됩니다.
    제가 그린 동인지 작품들도 그렇게 진행한 것들은 대개 뒷부분의 퀄리티가 좋지 않았죠.

    2차대전 초기에 소련군의 1개사단 병력이 14000명이 었지만 독일군에게 일방적으로 깨졌죠...
    2차대전 후기에 소련군의 1개사단 병력이 2000명이 었지만 독일군을 일방적으로 쳐부수었죠...
    차이는 바로 무장의 차이인데.... 병력이 1/7이라도 무기가 빵빵하다 보니....
    포병이 보병의 2배가 되질 않나..... 단위병력당 화력밀도가 미군의 160%씩이나 되고 기계화율은 60%..

    ----> 이 대목에서 저는 역시 인간이란 도구에 의존해야 하는 생물이구나 하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도구따라서 인간의 행동도 맞게 편성해야 하는 "체제중심적인 진행"이 혼자서 만드는 것에서 조차
    절대적인 위력을 가진 다는 것을 스스로의 실험에서 조차도 증명해 버리고 말았죠. 제작위주방식 실험에서..
    마감을 불과 2일 앞두고 시작해서 마감전에 고퀄리티 작품을 동인지에 제출해 버렸으니까요.

    하지만 그 고퀄리티 작품은 뽀대는 났지만 사람을 순간적으로나마 잡아끌어서
    보는 사람의 자의식이 가진 경계심이 사라지게 하면서 동화시킬 수 있는 매력은 없었어요.
    사람의 심리와 사고를 시스템으로 쥐어짜서 나오게 만들어 버린다고나 할까요.
    혼자 인데도 스스로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인공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진실이긴 하지만 석연찮아요.

    제작방식에 중점을 주면 퀄리티의 균형도 진행상의 리듬도 완벽한데 웬지 시청자에게 칼날을 세우는 느낌...
    스토리진행에 중점을 주면 AT필드를 녹일 수는 있지만 진행하다가 지쳐서 용두사미가 되는 느낌...
    요즘 애니들 보면 확실히 제작비압박때문인지 제작방식에 막 끌려다니는 것이 확연한데....비율로 생각하면..
    90%정도는 제작방식에 붙들어 매더라도 10%정도는 캐릭터의 마음변화에 맡겨두는 게 어떨까 생각하지만
    실제로 하다보면 90%가 그대로 직진해서 100%가 되어 버린다는..... 참 어렵습니다.

    • 노바 | 2007/12/30 04:03 | PERMALINK | EDIT/DEL

      생각해볼 문제군요.
      아무래도 자연스러움과 인위적인 것과의 차이겠지요.
      그리는 사람이 감정, 연출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서 그리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는거고, 그렇지 않으면 유기적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덜 할테니까...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아주 생각 안한 문제는 아니군요.
      교수진 중의 하나인 독립애니메이터 분이 한 말씀은 하나 기억합니다. 처음 만드는 장면이 가장 잘 만들어질 장면이라고...
      저 개인적으로는 뒤에서부터 역순으로 하거나, 그때그때 기분따라 랜덤으로 해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네요. 터무니없는 소리같기도 하지만...^^ 보통 중요 장면들을 다 했다 싶으면 김빠지는 경향이 강해서 그런 것들을 일부러 뒤로 미루고 그러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니까 더 해봐야죠.

  • SeLeaf | 2008/03/28 04: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음.. 이상하게 트랙백이 안보내지네요^^;
    장단점을 콱 잘 찍으신 것 같아요.

    정말 재밌는 작품이었는데 앞부분의 그 불친절한 이야기 전개 때문에 시청자들이 다 떨어져 나갔죠.. 뭐 그게 결국 이 작품의 개성이 되버린 듯 하나..

    • 노바 | 2008/03/29 13:11 | PERMALINK | EDIT/DEL

      트랙백이 안보내지신다니 왜그럴까요 ;ㅅ;
      제 쪽에서는 우선 트랙백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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